발간사
국민을 위한 지난 50년, 인류를 위할 향후 50년
2021년, KAIST가 개교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50년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발전의 선봉에 서서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고 달려왔습니다.
반세기 전, 우리나라는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업국가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공계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기에 그 누구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역사의 지평선 너머를 바라본 과학계 및 정부 선각자들의 비전과 헌신, 그리고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미화 600만 달러 원조에 힘입어 1970년에 한국과학기술원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1971년 KAIST는 마침내 국내 최초 연구중심대학으로 출범했습니다.
KAIST 설립의 근간이 된 터만보고서(Terman Report)에는 원대한 꿈과 비전이 담겨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미래의 꿈(The Dream of the Future)’이라는 제목하에 다음과 같은 확신에 찬 문장으로 마지막 장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2000년경 KAIS(KAIST의 옛 명칭)는 국제적 명성의 훌륭한 기술대학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봉에 설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KAIS는 국민들의 자신감을 고양할 뿐 아니라 안정되고 자유로운 한국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
(It will by 2000 be a great Institute of Technology with an international reputation. KAIS will have spearheaded a new era in education. Even more important, KAIS will have enhanced the self-confidence of Koreans, and will have become a cornerstone in the establishment of a stable free society in Korea.)
반세기 전에 품었던 이 원대한 꿈은 대부분 이루어졌습니다. 반세기 만에 일군 대한민국의 경이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에는 KAIST가 함께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산업화 성공과 정보화 혁신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고, “KAIST가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다”라는 평가를 받는 ‘국가대표 대학’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대학은 설립 이래로 1만 4,500여 명의 박사를 포함 7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은 산·학·연·관 등에서 핵심인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리더급 인력의 23%,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박사급 인력의 25%가 KAIST 졸업생입니다.
또한 창업의 산실이자 벤처사관학교로서 우리나라 창업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1,300여 개의 동문창업기업은 5만여 명의 고용 창출과 14조 원에 이르는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정부지원금을 고려했을 때, 창업 분야만 보아도 KAIST는 정부의 대표적인 성공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아울러 우리 대학은 국제적으로 수월성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대학(World-Class University)의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QS 개교 50년 미만 세계대학평가’에서 3위(’19),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종합 39(’20)위에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톰슨로이터 선정 ‘세계혁신대학평가’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KAIST가 반세기 만에 이룬 이와 같은 성취는 정부의 지원, 국민들의 성원, 그리고 KAIST 구성원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부와 국민과 KAIST 구성원 모두에게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의 발걸음은 세계와 인류를 향해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일구어낸 성공의 유산 위에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의 비전을 수립하고 국가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밝히고자 두 번째 꿈을 향한 도전과 혁신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KAIST는 도전(Challenge), 창의(Creativity), 배려(Caring)의 ‘C3’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 등 5대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선사하고 나아가 인류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혼자서 꾸는 꿈은 단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국민을 위한 KAIST의 지난 50년에 찬사와 격려를 보내주시고, 인류를 위할 향후 50년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16일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