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사

인류를 생각하는 대학,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을 실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KAIST 개교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KAIST가 1971년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국내 최초의 연구 중심 이공계 특수 대학원으로 설립된 이후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고도성장을 이룩하였고, KAIST는 그 역사와 늘 함께 해왔습니다. 1975년 최초의 석사학위자 배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9,900여 명의 석·박사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등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두각을 나타내는 연구성과를 이룩하며 KAIST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저 또한 KAIST에서의 석사과정을 뒤돌아보면, 어려운 여건에서도 교수님과 학생들 모두 사명감으로 연구에 매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컴퓨터실에서 밤새워가며 연구하고 얻은 결과에 보람을 만끽하며 아침에 창에 드리웠던 커튼을 걷었을 때 창밖에 앉아있던 소쩍새가 나를 돌아보면서 서로 깜짝 놀랐던 기억에는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그때의 연구 경험은 추후 유학 시절부터 현재까지도 든든한 기반이 되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기술 패권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코로나19의 위기도 큰 위협입니다. 과거 우리가 과학기술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났듯이, 지금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열기 위해 과학기술의 저력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그 저력의 발원지 중 하나가 KAIST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이루어 온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50년 자랑스러운 역사가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개교 50주년을 넘어 앞으로도 KAIST가 우리가 직면한 여러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더욱 크게 기여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연구자들의 연구성과가 기술 기반 창업으로 이어져 양질의 일자리 및 국가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구성원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마음껏 상상하고 새로움을 향해 도전하는 대학, 남들이 어려워하고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대학,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인류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 중심의 따뜻한 과학기술을 실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KAIST의 도전과 발전을 응원하며 개교 5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 기 영